2025. 4. 18. 21:29ㆍ철컷살롱
1. 축(軸)은 왜 중요한가?
축이라는 건 가공기의 움직임의 방향을 의미한다.
내가 처음 현장에서 만난 MCT는 3축 장비였다.
X축은 좌우, Y축은 앞뒤, Z축은 상하.
이렇게 세 방향으로만 공구가 움직이는 장비였다.
그 당시엔 이게 전부인 줄 알았다.
하지만 현장에서 경험이 쌓이고, 도면이 점점 복잡해질수록 깨달았다.
"축이 많아질수록 내가 해야 할 일이 줄어들고, 제품 품질은 올라간다"는 것을.
2. 3축 MCT: 가공의 기본, 수작업의 연속
3축은 가공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다.
테이블 위에 공작물을 고정하고, 공구가 XYZ 방향으로만 움직이며 절삭을 진행한다.
이 구조는 단순하지만, 곡면이나 복잡한 형상에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구형 부품의 뒷면을 깎으려면 한쪽을 다 깎고,
작업자가 직접 고정 방향을 바꾸고 다시 세팅해야 한다.
이때마다 평행, 위치, 클램핑 상태를 다시 점검해야 하고,
이로 인한 시간 손실과 정밀도 오차는 피할 수 없다.
나도 처음엔 하루에도 수십 번씩 공작물을 들었다 놨다 하며 사상과 위치 조정을 반복했었다.
거기에 사상까지 더 하면 작업자의 피로도는 말로 설명할수 없다.
3. 4축 MCT: 회전축의 등장, 생산성이 달라진다
4축은 3축에 A축(회전축)이 추가된 구조다.
보통 테이블이 Y축 기준으로 좌우 회전하며 공작물의 측면을 가공할 수 있게 한다.
내가 처음 4축 장비를 봤을 때, 마치 **기계가 스스로 "몸을 돌려주는 느낌"**이 들었다.
기존 3축에서는 손으로 돌려야 했던 작업을 기계가 대신하면서,
한 번 세팅으로 다양한 면을 연속 가공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다면체, 다공 가공물 제작에서 가공 속도와 정밀도가 확연히 달라진다.
현장에서는 **로터리 테이블(4th axis rotary table)**이 장착된 구조가 일반적이며,
인덱스라 불린다.
파이프, 밸브, 브래킷류의 가공에 자주 쓰인다.
하지만 4축도 모든 면을 한 번에 처리하진 못한다.
그래서 복잡한 형상에는 여전히 추가 세팅이 필요하다.
4. 5축 MCT: 정점에 선 공정 자동화
5축은 MCT 기술의 끝판왕이라 불릴 만하다.
XYZ축 외에 **회전축(A축과 C축 또는 B축)**이 추가되어
공구나 테이블이 자유자재로 기울어지며 거의 모든 방향의 절삭이 가능하다.
내가 5축을 처음 본 건 항공부품 가공 협력사에서였다.
조그마한 티타늄 블럭이 회전하며 면들이 한 번에 깎여 나가고,
사상 없이 완제품 수준으로 나오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
특히 금형, 임플란트, 항공 부품처럼 곡면이 많고 정밀도가 중요한 제품은
5축 가공을 통해 공정 수를 줄이고 불량률을 낮출 수 있다.
게다가 툴 길이를 짧게 유지하면서 다양한 각도로 접근할 수 있어,
공구 진동도 줄어들고 마감 품질도 향상된다.
물론 장비 가격도 어마어마하고,
프로그램 자체도 복잡해 CAM 지식, 시뮬레이션 능력, 장비 이해도가 필수다.
하지만 한번 이걸 익히고 나면, 정말 기계 하나로 작은 공장 전체를 대체하는 느낌이 든다.
나중엔 5축가공기를 사용해보고 싶은 생각도 작은 마음한켠에 자리잡고 있다.
5. 결국 중요한 건 ‘축’이 아니라 ‘이해도’
나는 3축부터 시작해 지금도 4축 가공 중심의 현장에 있다.
5축은 아직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언젠가 내 작업대에도 들어올 거라 믿는다.
중요한 건 축이 몇 개냐보다,
지금 내가 가진 장비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잘 활용하느냐다.
그래서 이 블로그도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실제 땀 흘리며 배운 기술의 기록이 되었으면 한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되기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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