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20. 00:14ㆍ철컷살롱
소재 고정 실패가 불량을 만든다.
1. 고정이 흔들리면 가공도 흔들린다
머시닝센터(MCT)에서 가공이 시작되기 전,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공작물의 고정이다.
아무리 정밀한 공구를 사용하고, 완벽한 NC 프로그램을 짜더라도
공작물이 흔들리거나 기울어져 있으면 모든 게 무너진다.
실제 가공에서 불량의 상당수는 공구가 아닌 소재의 고정 실패에서 시작된다.
공작물 고정에는 일반적으로 바이스(Vise)나 지그(Jig)가 사용되며,
이 두 요소는 단순한 고정구가 아니라 가공의 정확도, 안전성, 작업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장비다.
이 글에서는 바이스와 지그의 기본 개념부터,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고정 실패 사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불량으로 이어지는지까지 깊이 있게 다뤄보자.
2. 바이스란 무엇인가?
바이스(Vise)는 공작물을 물리적으로 고정하기 위한 기계 장치다.
대부분의 밀링 작업, 특히 평면 가공이나 단면 정삭에서 자주 사용된다.
바이스는 **이동조(움직이는 턱)**와 **고정조(고정된 턱)**로 구성되며,
조임 나사를 통해 공작물을 강하게 눌러 고정한다.
바이스의 핵심은 다음 세 가지다:
- 클램핑력: 공작물을 단단히 누르는 힘
- 평행도: 바닥과 턱이 평행해야 공작물이 기울지 않음
- 반복 정밀도: 동일한 위치에 정확히 고정될 수 있는지
바이스가 흔들리거나 수평이 맞지 않으면,
공구가 아무리 정확해도 가공면이 기울거나 편심 가공이 발생한다.
이 경우, 전체 공정이 무의미해지고 소재, 공구, 시간 모두 낭비된다.
3. 지그란 무엇인가?
지그(Jig)는 바이스보다 더 복잡한 형상이나 반복 가공에서 쓰이는 맞춤형 고정 장치다.
지그는 단순한 고정을 넘어,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한다:
- 정렬 및 기준 잡기: 공작물이 항상 동일한 위치에 고정되도록 도와줌
- 가공 정확도 향상: 측정 없이 반복 가공 가능
- 작업 속도 향상: 고정 → 가공 → 분리 사이클 단축
지그는 주로 가공품의 형상, 방향, 재질에 따라 설계되며,
특히 비규격형 부품, 곡면, 비정형 소재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4. 실무에서 일어난 고정 실패 사례
내가 처음 바이스를 쓸 때, 가장 많이 했던 실수가 공작물 기울기 체크를 생략한 것이다.
처음엔 바이스에 딱 넣고 조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공 후에 보면, 한쪽이 0.1mm 이상 틀어져 있었고,
그건 그대로 불량으로 이어졌다.
왜 그랬을까?
바이스의 바닥이 수평이 아니었고,
공작물에 **버(Burr)**가 남아 있었으며,
클램핑 시 지나치게 강하게 눌러 소재가 살짝 들리는 현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경우는 지그를 잘못 설계해서 생긴 문제였다.
반복 가공을 위해 만든 지그였는데, 기준 홀이 살짝 어긋나 있었다.
결과적으로 같은 제품을 수십 개 깎았는데,
모두 한쪽 끝 치수가 0.15mm 이상 틀린 불량이었다.
5. 고정 실패가 만드는 불량 유형들
고정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다양한 형태의 불량이 발생한다:
📐 치수 불량 | 바이스 기울기/수평 미확인으로 치수 오차 발생 |
💥 진동/소음 | 클램핑 불량 → 가공 중 진동 유발 → 면 품질 저하 |
🧩 편심 가공 | 공작물 기준점이 틀어져 한쪽 치수만 과삭/미삭 |
💣 공구 파손 | 고정 미흡 + 급피드 → 공작물 이탈로 공구 충돌 |
🔁 반복 정밀도 저하 | 지그 오차 누적 → 제품 간 치수 일관성 무너짐 |
6. 소재에 따른 고정 방법 차이
- 알루미늄: 연질이라 너무 강하게 조이면 압흔 발생
- 스틸/주철: 강성은 좋지만 진동이 크므로 안정 고정 필수
- 파이프류/곡면: 전용 지그 없으면 미끄러짐 발생 → 클램프와 받침대 조합 필요
- 복합소재/플라스틱: 열 발생 시 변형 우려 → 열전도 고려한 고정 필수
소재가 바뀌면 바이스 조이는 압력부터 받침 구조까지 모두 달라져야 한다.
7. 공정 최적화를 위한 고정 전략
바이스와 지그는 그저 ‘잡는 장치’가 아니라, 공정 효율을 좌우하는 전략 장비다.
단순한 고정 실패 하나로,
🔧 가공공정 3번 이상 반복
🔧 불량률 증가
🔧 공구 수명 단축
🔧 작업자 피로도 상승
이 모든 결과가 실제로 일어난다.
따라서 공정 설계 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다음이다:
- 공작물 기준면 선정
- 바이스 or 지그 선택
- 클램핑 시뮬레이션
- 실측 후 시운전
- 1개 가공 후 검증 → 양산 진행
8. 기술자는 고정을 설계할 줄 알아야 한다
초보 때는 단순히 "바이스에 넣고 돌리면 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 생각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안다.
“소재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는 가공의 시작이자, 가장 깊은 설계다.
그걸 알면 ‘왜 공차가 안 나오는지’, ‘왜 공구가 자꾸 깨지는지’
모든 문제의 원인이 보인다.
끝 맺으며
바이스는 가공이라는 종목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종류만해도 엄청나고 브랜드만 봐도 눈이 아플 정도 이다.
바이스와 지그는 단순한 보조 장비가 아니다.
정확한 고정 없이는 정확한 가공이 있을 수 없다.
고정이 흔들리면, 설계도 가공도 모두 흔들린다.
이 글을 통해
‘가공의 시작은 고정이다’라는 사실을
조금 더 현실감 있게 전달할 수 있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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