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5. 1. 21:18ㆍ기술자의 삶 : 철컷살롱
축구선수의 꿈에서 기술자의 삶으로 – 내 삶을 바꾼 이야기
1. 무작정 달린 시작, 축구라는 길
중학교 1학년.
나는 축구가 하고 싶다는 단순한 열망 하나로 축구 레슨을 시작하고 남해의 작은 학교로 전학을 갔다. 초등학교 시절 운동 시스템을 경험하지 못한 나는, 이미 잘 달리고 잘 차는 친구들 사이에서 뒤처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뛰는 것만큼은 절대 지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매일 죽을힘을 다해 달렸고, 저녁마다 기본기 훈련을 자청해 나섰다. 체력은 바닥났고 학교 수업은 뒷전이었지만, 실력이 올라가는 손맛은 분명했다.
2. 적응은 나를 잠식했고, 마음은 떠나기 시작했다
몇 달 후 친구들을 따라잡자, 이상하게도 마음이 느슨해졌다. 적응은 곧 무기력을 낳았고, 훈련이 고통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고등학교로 진학했고, 얼차려가 일상이 되면서 축구에 대한 마음은 점점 식었다.
결국 전학을 택했다.
경쟁이 치열한 경기권에서 새롭게 도전했지만, 이번엔 발목 부상이 나를 덮쳤다.
“인대와 힘줄이 손상돼 한 달 이상 훈련은 무리입니다.”
병원 진단은 날벼락 같았다. 그 길로 숙소에 돌아오자 코치는 나를 향해 “넌 불효자야”라고 소리쳤다.
3. 재활, 다시 달리기… 하지만 돌아오지 않은 감각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재활훈련, 새벽 풋살, 밸런스 트레이닝. 아파도 참고 뛰었고 다시 본훈련에 들어갔다.
하지만 킥도, 패스도, 움직임도 예전 같지 않았다.
발목을 쓰는 게 무서워졌고, 속도는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그날 밤,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축구의 막을 내렸다.
4. 그 시절은 끝이 아니라 ‘나의 시작’이었다
나는 지금도 그 시절을 자주 떠올린다.
그 실패와 눈물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내 뿌리가 되었다.
세상에 ‘안정’이라는 단어는 없다. 안정은 곧 도태를 뜻한다고 믿는다.
실수는 잊는 게 아니라 품는 것이다.
그 시절의 쓰라림이 있었기에, 지금 나는 버티고, 싸우고, 도전하고 있다.
5. 바닷가재처럼 다시 태어나는 법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 중 하나는 ‘바닷가재의 탈피’다.
딱딱한 껍질이 더 이상 몸을 수용하지 못할 때, 바닷가재는 위험을 무릅쓰고 껍질을 버린다.
고통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존재. 그게 바로 바닷가재다.
지금 내가 겪는 고난과 어려움도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기술자로 살아가는 지금, 이 이야기는 내 모든 선택의 기준이자,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건 단순한 인생 이야기가 아니다.
기술을 배우는 사람,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사람, 혹은 넘어져 본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진심 어린 이야기다.
'기술자의 삶 : 철컷살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처음 공장을 간 날, 이런 것만 알았다면..! (0) | 2025.04.1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