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22. 11:30ㆍ철컷살롱
가공 순서 최적화란?
– 작업시간 줄이는 공정 설계 전략
가공 순서 최적화는 단순히 '뭘 먼저 깎을까?'라는 질문이 아니다. 이는 전체 가공 흐름을 설계하는 전략이자, 불량을 줄이고 작업 시간을 최소화하며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자의 핵심 능력이다. 공정 순서의 차이만으로도 하루 작업량, 불량률, 공구 교체 빈도까지 달라질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순서를 잘못 설계하면 처음부터 다시 세팅하거나, 공작물을 폐기해야 하는 일도 허다하다.
공정 순서를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장비 가동률, 인력 배치 효율, 제품의 납기 준수 여부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소량 다품종 생산 현장에서는 한 공정의 순서가 바뀌는 것만으로도 전체 생산 캘린더가 흔들릴 수 있어, 공정 최적화는 숙련자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기술자는 도면을 받는 순간부터 단순히 가공법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어떤 순서로 공정을 나열할지 고민해야 한다.
1. 왜 가공 순서가 중요한가?
- 모든 가공에는 물리적인 '흐름'이 있다. 이 흐름을 무시한 설계는 반드시 불량으로 이어진다.
- 선삭 후 밀링, 평면 후 드릴, 가공 후 사상 등, 순서가 꼬이면 불량이 발생하거나 치수가 달라짐
- 예: 측면 탭 가공을 먼저 했는데, 이후 평면 밀링을 하면서 탭이 밀려 나가버리는 경우
- 클램프를 여러 번 바꾸는 과정에서 기준면이 무너지면, 복잡한 부품일수록 치수 오차는 기하급수적으로 누적된다.
- 공정 순서 최적화는 단순한 효율 문제가 아니라, 정밀도와 불량률의 관리 문제다
게다가 가공 순서에 따라 공구의 수명도 현저히 달라진다. 먼저 무거운 절삭을 하면 이후 공구들이 부담을 덜 받는다. 반대로 정밀 공구를 먼저 사용하면, 진동이나 응력 때문에 공구가 파손되거나 정밀도가 무너진다. 순서는 시간보다도 오차와 마모를 관리하는 중요한 전략이다.
2. 순서 최적화의 기본 원칙
✅ 공정 연계성 우선 고려
- 한 공정의 결과가 다음 공정의 기준이 되도록 설계
- 예: 기준면 → 기준홀 → 위치공차 부품 순서로 진행
- 기준이 되는 구멍이나 면은 항상 초기에 확보해야 후속 가공에서 위치 오차를 줄일 수 있음
✅ 정밀 가공은 후반부에
- 러프 절삭, 드릴링 등 가공 부하 큰 작업은 초기에
- 치수공차/형상공차 부품은 진동 없는 말단 공정에 배치
- 가공물에 남는 스트레스가 적어야 공정 후 변형이 줄어듦
✅ 클램핑 조건 유지 고려
- 가공 순서 변경 시, 클램핑 위치나 상태가 바뀌면 오차 발생 가능성 증가
- 예: 클램프 풀고 다시 잡는 과정에서 0.1~0.3mm 이상 공차 벗어남 가능
- 클램프 설계와 함께 공정 순서를 동시에 고민해야 전체 재현성이 높아진다
✅ 공구 절삭 조건 유지
- 공정 순서가 바뀌면 공구 수명/가공 조건에 영향 → 마모/파손 확률 증가
- 고속가공(RPM↑)은 가공 말미에 배치하는 경우도 있음
- 열에 민감한 재료(예: 알루미늄)와 열변형 우려가 있는 부품은 후속 공정에서 정밀도를 확보하는 방식이 유리함
3. 순서를 바꾸면 이렇게 달라진다
✴ 실제 사례 – 베이스 플레이트 가공
- 2000x2000 사이즈의 베이스를 가공할 때, 처음에 모든 구멍을 뚫고 실린더 홈은 마지막에 깎았다
- 당시에는 “한 번에 됐겠지”란 생각으로 마무리했는데, 게이지로 확인해보니 공차를 벗어난 불량
- 작업자는 공차가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클램핑을 해제한 후 다시 고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준면의 위치가 미세하게 틀어졌던 것이다
- 만약 홈 가공을 먼저 하고 구멍 가공을 마지막에 했다면, 기준면 이동 없이 한 번에 정밀도를 확보할 수 있었을 것
✴ 제관 제품 핀홀 가공 사례
- 용접 후 핀홀을 동시에 작업했지만, 용접 열변형으로 핀이 살짝 커져버림
- 결국 핀 가공을 다시 하거나, 클램핑을 재설정해야 함
- 이때 “먼저 깎는 것”이 아니라, “가장 안정적인 타이밍에 가공하는 것”이 핵심
- 순서만 바꿨다면 같은 작업자, 같은 공구, 같은 조건으로도 정밀도를 확보할 수 있었다
4. 공정 설계 시 고려해야 할 변수들
항목설명
기준면/기준홀 위치 | 가공 순서의 기준이 되는 좌표. 가장 먼저 세팅해야 함 |
공차 요구 사항 | 공차가 좁은 가공은 마지막 또는 진동 없는 공정에 배치 |
클램핑 순서 | 공정 간 클램핑 변경 시, 재현성 고려 필요 |
절삭 조건 | 무거운 가공(거친 밀링)은 먼저, 정밀 가공은 나중에 |
공구 수명 | 특정 공구는 순서에 따라 마모/파손 확률이 다름 |
소재 특성 | 열에 민감한 소재는 절삭 열 고려하여 순서 설계 |
냉각 방식 | 냉각이 어려운 가공은 공정 초기에 배치하여 안정성 확보 |
5. 디지털 공정 시뮬레이션의 활용
최근에는 CAM 소프트웨어를 통해 공정 순서를 사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 ZW3D, Fusion 360, MasterCAM, Siemens NX 등에서는 툴패스 순서를 미리 조절하며 충돌이나 가공 누락을 예방할 수 있다.
- 시뮬레이션을 통해 칩 배출 방향, 가공 경로, 공구 진입/이탈 등을 분석함으로써 현장 공정 설계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 또한 5축 가공기에서는 축 간섭이나 충돌 문제가 복잡하므로, 공정 시뮬레이션은 필수적인 작업 단계가 되었다.
디지털 시뮬레이션은 단순히 시간 단축만이 아니라, 재현성, 안정성, 장비 수명까지 향상시키는 도구다. 초보자에게는 학습 도구, 숙련자에게는 검증 도구로 작용한다. 초보일수록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이유는 확인하는 횟수가 한번이 아니라 두번 세번 확인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번 불량을 크게 내본사람이라면 알거다. 불량이라는 중압감이 얼마나 큰 압박인지.
6. 마무리 – 순서가 기술이다
가공 순서 최적화는 단순한 '작업 매뉴얼'이 아니다. 이는 현장의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정 흐름을 '설계'하는 기술자의 역량이다. 이는 시간 단축, 비용 절감, 품질 확보라는 3박자를 모두 고려한 전략적 설계 행위다.
가장 효율적인 흐름은 가장 정밀하고 안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하나의 공정이라도 어떤 순서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품질, 생산 시간, 공구 수명, 불량률이 모두 달라진다.
기계가 좋다고, 공구가 비싸다고 좋은 제품이 나오는 게 아니다.
가공의 성패는 '순서 설계'라는 보이지 않는 기술에 달려 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순서를 고민한다.
'어디서부터 깎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한 번에 끝낼 수 있을까?'를 말이다.
이 공정을 잘 이해했다면 가공단가를 얼마를 받을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수량은 얼마나 나오는지 잘알게되어 숙련공이 된다.
이는 회사에 얼마나 큰 이익인지 생각을 해보면 회사입장에선 월급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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