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2025. 4. 22. 17:31철컷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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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실수 TOP5와 해결법

– 내가 직접 겪은 실패에서 배우기


누구나 실수는 한다. 하지만 금속 가공 현장에서는 그 실수가 곧 돈이고, 시간이며, 고객 신뢰다. 지금 소개할 사례들은 내가 현장에서 직접 겪은 실수들이다. 말 그대로 가슴 철렁한 순간들이었고, 다시는 겪고 싶지 않지만 동시에 가장 많이 배운 순간들이기도 하다. 실수도 기술이다. 기억하고 분석하고 복기하면 다음엔 안 할 수 있다. 이 글은 현장 초보자부터 숙련 기술자까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실전 중심의 기록이다.


1. 탭 피치 오류로 인한 탭 파손

사건: 4000x1800x15T 대형 스틸 플레이트에 탭 가공을 진행 중, 탭 피치를 잘못 기억해 G코드를 작성했고, 그 결과 탭이 재료 안에서 부러지는 대형 사고 발생.

현장 상황: 멘탈 붕괴. 눈앞이 하얘짐. 작업자도, 설계자도 말이 없어짐. 설비도 한동안 멈췄고, 분위기는 정적 그 자체였다.

해결 방법:

  • 1차 방법: 방전으로 부러진 탭 제거 시도. 방전 시간이 오래 걸려 설비를 하루 이상 점유함.
  • 2차 방법: 2날 엔드밀로 천천히 타격 없이 중심에서 확장 가공 → 구멍 리사이징 후 헬리코일 삽입으로 보수
  • 사후 처리: 고객사에 전화+사진+현장설명+기술자료 제시 → 정중한 사과와 보완안 제시로 수습

교훈: 탭 피치는 암기가 아니다. 반드시 도면과 공구를 대조 확인하고 G코드 입력 전 '피치 값 체크'는 체크리스트에 포함시켜야 한다. 반복 작업이라도 긴장 풀지 말 것. 숫자 하나가 수백만 원을 좌우한다.


2. 공차 무시하고 단차 한 번에 가공했다가 재작업

사건: 실제 엔드밀은 절삭 중에 약간 밀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1차 황삭 가공 + 2차 정삭으로 공차를 잡는다. 하지만 이 작업에서 나는 단차를 무시하고 한 번에 절삭해 버렸고, 치수가 벗어나 제품을 다시 고정해서 세팅 후 재가공해야 했다.

현장 상황: 치수가 0.2mm 초과. 설계 기준에서 벗어났고, 단품이 아닌 어셈블리 부품이라 연쇄적으로 영향을 줌.

해결 방법:

  • 원점 재설정 후 다시 고정하여 0.2mm 정삭 수행
  • 후속 공정이 밀려 전체 작업 지연 발생. 인건비와 전기요금도 추가.

교훈: 공차 허용 오차는 수치가 아니라 전략이다. 특히 정밀도가 필요한 구간에서는 항상 두 번 가공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한 방에 깎는 건 속도가 아니라 위험이다.”


3. 공구 길이 측정 오류 → 소재 파손

사건: 면취공구(모따기 1C)를 사용할 때 공구 길이를 잘못 측정해서, 세팅값보다 공구가 길게 잡힌 채로 소재에 그대로 꽂혀버렸다. 소재는 중요한 키가 들어가는부분, 바로 클라이언트용 고가 제품이었다.

현장 상황: 소재 표면이 찍힘. 다음 작업까지 공구를 다시물리고 길이를 다시 재야하는 상황.

해결 방법:

  • 즉시 가공 중단 후 소재 용접 보수
  • 산소 풀림 열처리 후 키가 들어가는 부분 보링후 재가공
  • 전체 프로그램 재작성 후 재세팅하여 재가공. 카메라로 공정 기록도 촬영.

교훈: 공구 길이는 측정만 믿지 말고, 수동 확인 + 세팅값 이중검증이 필요하다. 소재가 고가일수록 초기 세팅에 시간을 더 써야 한다. 시간 3분 아껴서 3시간을 잃을 수 있다. 항상 체크하는 습관!


4. 유성매직 흔적 – 외관 품질 이슈 발생

사건: 다양한 길이의 프로파일 압출 소재 납품 시, 길이를 일일이 매직으로 적었는데 이 유성매직 흔적이 전혀 지워지지 않는다는 걸 몰랐던 것이다. 세척 시 흔적이 남았고, 고객사에서 외관 불량으로 반품 요청.

현장 상황: 납품 완료 후 클레임 접수. 제품 수량은 수십 개였고, 리콜 수준의 대응이 필요했다.

해결 방법:

  • 전용 세척제를 구해 직접 방문, 하나하나 수작업 세척
  • 사과 및 현장 재처리로 신뢰 회복 시도. 향후 표기 방식 변경.

교훈: 외관 관리 또한 품질 관리의 일부다. 유성매직은 피하고, 표기할 땐 수성펜 또는 제거 가능한 라벨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보기 좋은 부품이 성능도 좋다.


5. 헬리코일 수량/규격 오류 + 수정 중 파손

사건: 도면에 수기는 5탭으로 표기되어 있었지만, 실제 구멍은 4탭이였던 상황, 작업자는 4탭 가공을 해놓았고, 그 위에 헬리코일을 넣으려던 현장에서는 드릴과 수공구 외엔 아무 것도 없었다. 바로 조립을 해야하는 상황에 무려 수백 개 구멍을 하나하나 재가공해야 했고, 삽입 과정에서 헬리코일 끝단이 부러지는 사고까지 발생.

현장 상황: 헬리코일 설치 수작업 반복. 장시간 노동. 손목 부상자 발생. 작업자는 손에 물집이 생김.

해결 방법:

  • 전 구멍 드릴 리사이징 → 탭 재가공 → 헬리코일 삽입
  • 불량 헬리코일 제거 후 다시 가공. 삽입 전 드릴 가공 추가.

교훈: 도면과 실측 치수를 항상 비교하며, 헬리코일 삽입 시에는 끝단 마무리 공정까지 고려해 준비할 것. 특히 수작업 시 공구의 상태와 마모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한 구멍이 전체 일정을 망칠 수 있다. 이상황은 설계를 한 업체의 잘못이였지만 일단 해결이 먼저 필요한 상황이였기에 아찔한 상황이였던 때로 기억함.


6. CAM 설정 실수 – Z축 고속이송으로 공구 파손

사건: ZW3D 프로그램을 구매한 직후, 2D 도면을 기준으로 작업 중이었고, 불필요한 줄 하나를 잘못 인식한 상태로 G0 고속이송 명령을 Z축에 걸어버렸다. 공구는 알루미늄 판재에 그대로 박혀 날아갔고, 소재도 함께 폐기.

현장 상황: G0 명령 한 줄이 전체 공정을 날림. 작업자도, 설계자도 경악.

해결 방법:

  • 소재 다시 구매, 프로그램 재설정, 공구 교체
  • G코드 라인 하나에서 기계 한 대가 멈출 수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낌
  • 이후 모든 NC 프로그램은 시뮬레이션 + 작업전 교차 확인을 거침

교훈: CAM은 기술이 아니라 '사고의 습관'이다. 시뮬레이션은 '확인용'이 아니라 '설계의 일부분'이어야 한다. 실행 전 모든 G코드는 직접 눈으로 체크하고, 고속이송 라인은 따로 눈에 띄게 표시해야 한다. 3D 모델을 보는 눈과, 코드를 읽는 눈은 다르다.


📌 정리 – 실수도 기술이다

실수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실수를 두번 세번 반복한다면 그건 ‘실력 부족’이다. 나는 지금도 탭 피치 앞에서는 한 번 더 확인하고, 매직 대신 라벨지를 찾고, 세팅 할 때에는 G코드는 한 줄씩 눈으로 읽는다. 실수의 흔적은 고스란히 다음 작업자의 교훈이 된다.

기술자는 실수로 성장한다. 기억하자.
한 번의 실수는 실패지만, 두 번째 같은 실수는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을 막는 게 바로 복기와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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